이번 현장은 저희가 처음 손댄 자리가 아니었습니다.
세라믹 식탁 모서리가 깨졌고, 먼저 집수리 업체에서 한 번 손을 보셨어요.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으셔서 다시 연락을 주신 겁니다.
이런 전화는 말씀하시는 분이 더 조심스럽습니다. 한 번 실망하고 오신 거라 「또 이러면 어떡하지」 하는 마음이 깔려 있거든요.
영등포 래미안 프레비뉴, 베이지색 세라믹 식탁이었습니다.
모서리가 한 군데 깨져 있었고, 그 자리가 이미 무언가로 채워져 있었습니다.
채운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. 석재용 충전제는 저희도 씁니다. 문제는 거기서 끝났다는 것이었습니다.
사진을 보시면 세 가지가 보입니다. 채운 자리가 주변보다 하얗게 떠 있고, 표면이 매끈해서 상판의 오돌토돌한 결과 따로 놀고, 그 둘레로 뿌옇게 번진 자국이 넓게 남아 있습니다.
마지막 뿌연 자국은 갈아낼 때 생긴 겁니다. 세라믹 표면은 얇은 유약층인데, 그걸 넘어가면 속살이 드러나면서 광이 죽습니다. 한 번 죽은 광은 닦아서는 돌아오지 않아요.
그러니까 손상 하나가 셋으로 늘어난 상태였습니다. 원래 깨진 자리, 색이 안 맞는 메꿈, 그리고 그 둘레의 죽은 광.
세라믹 상판을 쓰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겪는 게 모서리 깨짐입니다. 저희에게 오는 세라믹 문의도 이게 제일 많아요.
세라믹은 단단하지만 잘 휘지 않는 재질입니다. 긁힘에는 강해서 칼질을 해도 흠이 잘 안 나죠. 그런데 그 단단함이 충격에는 반대로 작용합니다. 힘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깨져 버리는 겁니다.
| 면 한가운데 | 아래를 상판 전체가 받쳐 줍니다. 웬만한 충격은 퍼져 나갑니다. |
|---|---|
| 모서리 | 받쳐 주는 게 없습니다. 힘이 한 점에 몰려 그대로 떨어져 나갑니다. |
그래서 냄비를 놓다가 살짝 부딪히거나, 의자를 밀다가 스치거나, 그릇을 옮기다 모서리에 툭 닿는 것만으로도 떨어져 나갑니다. 세게 친 기억이 없는데 깨졌다고 하시는 분이 많은 이유예요.
재질의 성질이라 쓰는 사람이 조심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. 세라믹을 쓰면 언젠가 한 번은 만나는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.
처음 깨진 자리보다 한 번 손본 자리가 손이 더 갑니다. 이유가 셋이에요.
첫째, 굳은 것을 걷어내야 합니다. 위에 덧칠하면 두께가 더 붙어 볼록해지고, 색도 두 겹이 겹쳐 더 탁해집니다. 그래서 굳은 충전제를 칼로 깎아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. 세라믹은 단단해서 칼이 잘 안 먹는데, 그 단단한 면을 다치지 않게 충전제만 떠내야 합니다.
둘째, 깎아 낸 자리가 처음보다 넓습니다. 먼저 작업하면서 둘레를 갈아 놓았기 때문에, 손볼 면적이 처음 깨졌을 때보다 커져 있습니다.
셋째, 죽은 광을 되살려야 합니다. 이게 제일 까다롭습니다. 채우는 건 자리를 메우면 되는데, 광은 주변과 같아 보이게 만들어야 하거든요. 조금만 반짝이면 그 자리만 도드라지고, 조금만 흐리면 얼룩처럼 보입니다.
굳은 것을 걷어낸 뒤, 그 자리에 다시 채웁니다. 이때 상판 면보다 아주 조금 높게 올립니다. 굳으면서 조금 내려앉기 때문이에요.
굳고 나면 면을 잡습니다. 손끝으로 훑어서 걸리는 데가 없을 때까지요. 눈으로 보는 것보다 손으로 만져 보는 게 정확합니다.
그다음이 색입니다. 베이지색 세라믹은 한 가지 색이 아니에요. 바탕색 위에 미세한 점과 얼룩이 흩어져 있는 무늬입니다. 그래서 바탕을 맞추고, 그 위에 점을 얹어 둘레와 이어지게 그립니다.
마지막이 광입니다. 상판의 광을 보고 거기에 맞춰 마감합니다. 이 집 식탁은 반짝이지 않는 차분한 무광이라 거기에 맞췄습니다.
여기까지 2시간 걸렸습니다. 당일에 끝났고요.
상판을 들어내지 않았으니 식탁을 옮기거나 다리를 푸는 일도 없었습니다. 의자만 잠깐 빼 두면 되는 작업입니다.
이번 일이 남긴 게 하나 있습니다. 채우는 것과 마감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겁니다.
깨진 자리를 채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. 재료를 올리고 굳히면 되니까요. 손재주가 있으시면 직접 하실 수도 있어요.
어려운 건 그다음입니다. 색을 맞추고, 결을 이어 그리고, 광을 맞추는 것. 이걸 안 하면 「메꿔지긴 했는데 티가 나는」 상태에서 멈춥니다. 그리고 그 상태가 처음보다 더 눈에 띕니다. 깨진 자리는 그림자로 보이지만, 안 맞는 메꿈은 흰 점으로 떠 보이거든요.
그래서 저희는 사진을 먼저 봅니다. 손을 대기 전 상태인지, 한 번 손본 상태인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도 비용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.
| 현장 | 영등포 래미안 프레비뉴 |
|---|---|
| 부위 | 베이지색 세라믹 식탁 상판 모서리 |
| 증상 | 모서리 깨짐, 다른 곳에서 메꾼 자국과 둘레 광 손상 |
| 공법 | 기존 충전제 제거, 재충전, 현장 조색, 무늬와 광 맞춤 |
| 소요 시간 | 2시간, 당일 완료 |
| 시공 시기 | 2026년 8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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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공 순서대로, 사진 14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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